80년대 수학여행의 추억, 올림푸스 Pen 카메라
1980년대, 대한민국의 중고등학교를 다닌 세대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찍어봤을 카메라가 있습니다. 바로 올림푸스 Pen(Olympus Pen)이라는 35mm 필름카메라입니다. 지금처럼 스마트폰 하나면 사진을 수백 장 찍을 수 있는 시대와는 달리, 당시의 학생들에게 카메라란 특별한 날에만 만져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의 기록과 셀레임이었습니다. 그 기록을 담당했던 주인공이 바로 올림푸스 Pen 카메라였던 것이죠!
24장 필름을 넣고 48장의 추억을 기록하다.
올림푸스 Pen은 하프 프레임의 카메라(Half-frame camera)입니다. 일반 필름 한 장에 두 장의 사진을 찍을 수 있어, 36장짜리 필름 한 통으로 무려 72장을 찍을 수 있는 경제성이 뛰어난 카메라였습니다. 당시엔 필름의 구매비용과 현상, 인화비용이 결코 저렴하지 않았고, 처음으로 만져보는 카메라가 낮설면서 고장에 대한 걱정이 있었지만 이 카메라는 구도만 잡고 셔터만 누르면 준수한 사진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야말로 가성비 최고에 누구나 쉽게 찍을수 있었던 특성으로 수학여행이나 소풍, 체육대회 같은 행사에서 빠지지 않는 렌털카메라의 대표 모델이었습니다.
![]() |
1980년대 학찰시절의 추억이 가득한 올림푸스 Pen 하프 필름카메라 |
셔터만 누르면 훌륭한 사진이 나왔다
Pen 시리즈는 작고 가벼운 바디, 그리고 조작이 쉬운 구조 덕분에 카메라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도 어렵지 않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사진관에서 렌털시 아저씨가 미리 필름을 넣어주었기에 간단한 노출 설정만으로 누구나 간단하게 학창 시절의 추억을 찍고 기억하는 게 가능했던 것이죠. 또한 피사체(인물)와 1.5m 이상의 거리를 유지해주면 선명한 사진이 나왔기에 초점을 맞출 필요도 없었습니다.
지금도 장농에는 그때 올림푸스로 찍었던 추억이 빛바랜 모습으로 남아 있습니다
올림푸스 Pen EE
- 렌즈: D.Zuiko 28mm f/3.5 고정 렌즈
- 셔터 속도: 1/200초 및 1/40초 (EE 모델 기준), 자동 설정
- 노출 방식: 셀레늄 광전지에 의한 자동 노출(배터리 불필요)
- 포커스: 고정 초점 (zone focus 방식, 약 1.5m~무한대)
- 뷰파인더: 간단한 프레임, 파라박스 보정 없음
- 필름 포맷: 35mm 필름, 하프 프레임 (18x24mm) / 일반 풀 프레임 (36x24mm)
- 크기 및 무게: 약 108x66x43mm / 약 335g
- 플래시 사용: 핫슈 또는 PC 소켓 지원 (모델에 따라 다름)
올림푸스 Pen EE 만의 장점
1) 노출 실패 걱정 없음
셀레늄 노출계가 자동으로 셔터 속도와 조리개를 조절해 줘 초보자도 안정적인 결과물을 얻을 수 있고, 빛이 부족할 경우 셔터가 작동하지 않도록 설계되어 노출 실패에 대한 염려가 없습니다.2) 배터리 불필요
셀레늄 노출계 방식이라 별도의 배터리가 필요 없었고, 이는 당시 전지 가격이나 접근성 문제를 해결하였습니다3) 포켓 사이즈 & 경량성
작고 가벼운 디자인과 단단한 내구성으로 언제 어디서나 들고 다니기 쉬웠고, 학생 가방이나 셔츠 주머니에도 쏙 들어가는 크기여서 휴대성이 좋습니다.4) 단순한 조작법
필름만 제대로 넣고 뷰파인더로 구도만 잡고 셔터만 누르면 되는 방식이라, 사용법을 따로 배우지 않아도 될 정도로 직관적 촬영이 가능했습니다.5) 절약형 촬영
하프 프레임 덕분에 필름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고, 다양한 장면을 많이 남길 수 있어 학창 시절의 가성비 스냅카메라로 최적이었습니다.(현상이나 스캔은 36장이나 72장이나 가격 차이가 없습니다. 롤 단위로 가격책정)
렌털문화의 감성
며칠 후 인화된 사진을 가족이나 선생님 그리고 친구들에게 나눠주면서 먼 훗날에도 누군가에게 기억되고 추억을 공유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누군가는 사진의 하단에 필기체로 찍은 장소와 날짜 그리고 기억하고 싶은 문구를 적어서 앨범에 끼우기도 했습니다. 이것이 당시 감성의 전부였다.
올림푸스 Pen 카메라는 단순한 기능성과 경제성만으로 사랑받은 촬영도구만은 아니었습니다. 작고 깜찍한 디자인에 알루미늄 재질에서 오는 빈티지한 감성은 마니아층을 형성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다가오는 주말에는 올림푸스 Pen 카메라를 가방에 넣고 경주 불국사로 추억 여행을 떠나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