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과 기다림의 미학, 롤라이플렉스 TLR카메라
롤라이플렉스(Rolleiflex)는 1920년 창립된 독일의 명품 카메라 브랜드로, 특히 이안 리플렉스(Twin-Lens Reflex) 방식의 클래식 카메라로 대표되는 브랜드입니다. 1929년 세계 최초의 상용화된 이안 리플렉스 카메라를 선보이며 사진계의 혁신을 이끌었고, 이후 6x6 중형 포맷을 기반으로 고화질과 정밀한 기계적 완성도, 아름다운 디자인으로 전 세계 사진가들의 선택을 받게 됩니다.
1930~1970년대에 걸쳐서 보도사진, 예술사진, 다큐멘터리 사진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면서 시대의 기록자 역할을 했던 충실히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롤라이플렉스는 단순한 촬영 도구를 넘어, 역사와 문화, 예술이 공존하는 카메라로 오랜 시간 대중들의 사랑받아 왔습니다.
이안 리플렉스 (Twin-Lens Reflex) 카메라란?
이안 리플렉스 카메라는 말 그대로 카메라 전면에 2개의 렌즈가 달린 반사식 카메라입니다. 보통 위에 있는 렌즈는 뷰파인더에 상을 맺게 하는 역할을 하고, 하단에 있는 렌즈가 실제 촬영을 담당하는 ‘촬영 렌즈’로 구성이 됩니다. 촬영자가 초점링을 돌리면 2개의 렌즈가 함께 움직이면서 초점을 잡고 필름에 이미지를 기록하게 됩니다.
2개의 렌즈는 같은 초점거리로 배치되어 있기에 화각과 프레이밍이 일치하고, 뷰파인더는 위에서 내려다보는 방식(웨이스트 레벨 파인더, Waist-Level Finder)으로, 차분하게 집중해서 구도를 잡고 촬영을 가능하게 합니다. 셔터 소음이 거의 없고 진동도 적어서 조용한 특징을 갖고 있고 이러한 구조 덕분에 스트리트 포토, 인물사진, 다큐멘터리 분야에서 많은 사진가들이 선택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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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촬영 환경과 6X6 정사각형 프레임의 정중함이 주는 매력 넘치는 롤라이플렉스 |
1. Rolleiflex 2.8F
Planar 80mm f/2.8 렌즈 장착.(Schneider Xenotar 80mm f/2.8)정밀한 조작성, 선명한 뷰파인더로 가장 인기 있는 모델.
노출계 탑재, 뛰어난 해상도와 감성적 묘사로 전설적 위치
헬무트 뉴튼, 다이앤 아버스 등 많은 거장들이 사용.
2. Rolleiflex 3.5T
Tessar 75mm f/3.5 렌즈.더 가볍고 간편해서 입문자에게 이상적.
3. Rolleiflex SL66
중형 포맷의 일안 리플렉스(SLR)렌즈 교환 가능, 벨로우즈 방식의 초점이동과 접사촬영이 가능
다소 커진 덩치와 무게로 스튜디오 촬영용으로 적합.
4. Rolleicord Vb
보급형 TLR이지만 기본 기능 충실.가격 부담이 적어 입문용으로 인기.
5. Rolleiflex FX (복각판)
현대적 감성과 클래식을 결합한 리뉴얼 모델.필름 수집가와 실사용자 모두를 위한 제품.
그 외에도 전자셔터와 자동화 기능이 추가된 Rolleiflex SLX / 6006 / 6008의 모델이 있고, 35mm 필름을 사용하면서 아이레벨과 웨이스트레벌 파인더를 모두 사용할 수 있는 SL2000이라는 특이한 모델이 있습니다. 롤라이플렉스의 대부분 모델은 수집가들에게도 인기 있는 편이고 현재까지도 고가에 거래가 되는 편입니다.
롤라이플렉스를 사랑한 사진작가들
1. 다이앤 아버스 (Diane Arbus)
미국태생, 1950~1970년대 주로 활동, Rolleiflex 2.8F미국의 초현실적 인물사진 작가. 롤라이플렉스를 통해 트랜스젠더, 쌍둥이, 왜소증을 가진 사람들 등 당시 사회로부터 ‘다름’ 또는 '비주류'로 여겨졌던 존재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촬영하고 그들의 내면을 조명했습니다. 정사각형 프레임 속에 인물의 눈빛이 정면을 응시하는 작품이 많은데, 이는 TLR 특유의 촬영 방식 덕분이었습니다.
그녀는 롤라이플렉스를 들고 뉴욕의 거리 곳곳을 돌아다니며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을 찾아다녔고, 이 카메라 덕분에 피사체가 긴장하지 않아 더욱 솔직한 장면을 포착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2. 비비안 마이어 (Vivian Maier)
미국태생, 1950~1970년대 주로 활동, Rolleiflex 3.5생전에 한 번도 사진을 공개하지 않았던 거리 사진가. 사후 유품에서 발견된 수천 장의 사진이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그녀의 롤라이플렉스는 거리의 아이들, 여성들, 도시의 사람들을 조용히 응시하며 따뜻한 시선을 기록했습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선은 대상과의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관찰자로서의 정서를 유지하게 했습니다.
그녀는 가정부로 일하며 평생을 보냈지만, 언제 어디서든 롤라이를 목에 걸고 다녔고 매일 필름 한 롤 이상을 촬영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3. 헬무트 뉴튼 (Helmut Newton)
독일/호주, 1950~1990년대 주로 활동, Rolleiflex 2.8패션계의 전설. 명품 브랜드 화보부터 도발적이면서 강렬한 누드 작품까지, 정적인 구성 속에서도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진들로 유명합니다. 모델을 위에서 내려다보지 않고 동등한 눈높이 또는 아래 시점에서 바라보는 촬영으로 평등하고 당당한 여성의 이미지를 표현했다고 할수 있습니다.
롤라이플렉스는 그에게 안정적인 구도와 인물의 긴장을 완화시켜 주는 도구였습니다.
위험한 곳에 카메라를 두는 "전쟁사진의 전설" 로 상징되고 스페인 내전, 제2차 세계대전, 노르망디 상륙작전 등 세계 주요 전장에서 생생하고 긴장감 넘치는 순간포착으로 유명합니다.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대상에 더 가까이 가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고 합니다.
4. 버트 카파 (Robert Capa)
헝가리 출생/ 미국에서 활동, 1930~1950년대 주로 활동, Rolleiflex Automat위험한 곳에 카메라를 두는 "전쟁사진의 전설" 로 상징되고 스페인 내전, 제2차 세계대전, 노르망디 상륙작전 등 세계 주요 전장에서 생생하고 긴장감 넘치는 순간포착으로 유명합니다.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대상에 더 가까이 가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고 합니다.
5. 리처드 아베던 (Richard Avedon)
미국, 1940~2000년대 활동, Rolleiflex 2.8F, 후에 대형 뷰카메라사람의 본질을 꿰뚫는 포트레이트 마스터로써 깔끔한 흰 배경에 강렬한 인물을 담기로 유명합니다.
그에게 롤라이플렉스는 유명인부터 소외 계층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촬영하면서 그들의 감정과 움직임을 끌어내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롤라이만의 감수성, 왜 특별할까?
롤라이플렉스는 조용한 촬영 환경, 정사각형 프레임의 정중함, 수동 조작의 섬세함은 오늘날 디지털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깊이를 안겨줍니다. 6x6 포맷은 대칭적이면서 조형미가 뛰어나며 모든 프레임이 신중하게 조율됩니다. 특히 Planar/Tessar 렌즈의 부드러운 색감과 깊이 있는 콘트라스트는 더욱 강력한 인상을 주기에 충분합니다.자연스러운 표정과 거리감 있는 시선은 TLR이 주는 독특한 시각적 매력 중 하나입니다. 35mm의 답답함과 구도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면 정사각형 프레임의 120mm 중형카메라로 시선을 돌려보시기 바랍니다.
이상, 100년의 오랜 역사를 가진 롤라이플렉스 카메라와 그들의 이야기에 대해서 간단하게 정리해봤습니다. 롤라이플렉스는 단순히 필름을 넣고 사진을 찍는 것만이 아닙니다. 셔터 한 번을 누르기 위해 조용히 피사체를 바라보면서 구도를 고민하고 시선을 옮겨가면서 느림의 미학을 경험하는 일입니다. 그 속에서 우리는 찰나의 소중함, 시선의 존중, 순간의 감정을 다시금 배우게 됩니다.
AI와 디지털의 틈바구니속에 살고 있지만, 롤라이플렉스는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와 사진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되묻게 해주는 존재입니다.